◈ 컴활시험을 보게된 계기

새해가 되자 급하게 자격증을 따야하는 일이 생겼다. 갑작스레 국가공인자격증중 하나를 취득하여 2월 초까지 제출하라는 요청이 왔기 때문이다. 덕분에 해피 뉴 이어를 차마 끝까지 외치지도 못한채 가장 빠르게 취득할 수 있는 자격증을 찾게 되었고, 워드와 컴활이 가장 빠르게 취득할 수 있는 자격증이라는 결론이 났다. 그렇게 컴활 공부를 하기로 결정했다.

인터넷에서 7일의 전사, 5일의 전사들의 무용담을 잔뜩 구경하며 시험부터 미리 접수를 했다. 공부할 시간이 빠듯했기 때문에 최대한 주말을 활용하기로 했고, 3일정도 공부를 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다. 나는 무조건 이 한번의 필기시험에 합격을 해야만 했다. 1월은 응시자가 대거 몰리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다간 시험의 기회 자체가 없을 수도 있었기 때문이였다. 따라서 바로 다음날 오전 10시에 결과가 나오고 실기를 신청할 수 있는 필기시험이 정말 중요했다.

하지만 살면서 블렌더, 포토샵, 일러스트나 영상편집 프로그램은 수없이 만져봤어도 엑셀은 만져본적도 없었기에 막막한 상황. 온라인 서점에서 배송된 책을 반나절동안 읽고나서도 개운함이 없던 이유는 무엇이였을까. 그것은 역시 "그래서 무엇이 나오는데?"에 확실한 대답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였다. 정보량에 비해서 책의 두께는 쓸데없이 두꺼웠고 어떤 문제가 나올지도 막막했다.

그제서야 나는 선생님의 필요성을 느꼈고 유튜브로 여러 선생님들의 강의를 맞이하게 되었다.

대부분의 선생님은 개념을 파워포인트 형태로 띄워놓고 그저 읽어내려갔다. 그분들의 지식의 수준은 확실했지만 당시의 나에게는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 나는 엑셀 자체를 실행해본적도 없었기 때문에 좀더 풍부한 예시를 원했다. 가령 INDEX((A:B,C:D),2,3,2)라면 저 함수가 무엇이고, 왜 이때 C:D범위의 2행 3열을 본다는 의미가 되는것인지 실제적인 예시로 보여주는 그런 것 말이다. 실제 엑셀화면을 보여주면서 좀더 확실하게 이해시켜줄 수 있는 그런 강의가 필요했다.

그리고 균쌤의 강의를 보게 되었다.


◈ 필기시험 준비와 결과

균쌤의 강의는 간결했다. 시험에 출제될만한 개념과 함께 영상자료를 통하여 이해를 도왔고, 출제되었던 기출문제를 짚어가며 "어떻게" 출제될 것인지 확실하게 보여주는 방식이였다. 이미 책으로 한번 훑어뒀기 때문에 강의를 들으며 무엇이 핵심이며 어떤것이 출제되는지 보다 와닿게 되었고, 이해를 돕는 애니메이션 예시들이 영상에 함께하니 보다 기억에 잘 남았다.

다만 아쉬운게 있다면 강의를 전부듣고 뭔가 허전해서 균쌤이 강의하시는 사이트를 둘러보니.. 수강을 신청하면 강의내용과 함께 서머리가 되어있는 PDF파일을 받을 수 있는게 아닌가. 심지어 이런 순서로 공부해라! 라는 학습계획표와 여러가지 팁이 제공되고, 균쌤에게 직접 질문까지 할 수 있었다. 물론 나는 학습계획표를 따라 진행할만큼 여유롭지 않기 때문에 필기->실기의 기본 순서대로 공부했다.

아무튼 곧바로 수강신청을한뒤 근처의 문구점에서 PDF파일을 출력해와서 로디아 노트에 만년필로 열심히 필기한 부분을 오려서 붙여넣었다.

3일간 나는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공부를 진행했다. 공부시간은 하루 10시간 정도 되었던것 같다.
ⓐ 첫째로는 강의를 들으며 외워야할만한 부분을 필기했다. 이 필기의 과정이 굉장히 중요하다 생각하는데, 보통 익숙하지 않은 단어의 경우 직접 손으로 적는게 기억에 많이 남기 때문이다. (예를들어 아무리 쉬운 1과라 하더라도 UPS, AVR, CVCF, ARP중 자동전압조절기가 무엇이냐하면 그게 AVR인지 우리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난 살면서 이번에 처음 알게되었다.)
ⓑ 둘째로는 이렇게 필기한 내용들을 "단권화"시켰다. 무턱대고 모든 내용을 적는것은 깜지만큼이나 도움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핵심적인 내용이 적혀있는 서머리 파일에 내가 살을 붙이는 방식으로 필기부분을 모두 요약했다. 나머지 부분은 별다른 필기를 하지 않아도 기본소양으로 문제풀이에 문제가 없을 정도 였기에 굳이 포함시키지 않았다. 예를들면, 컨트롤 알트 쉬프트가 어떤 기능을 하는지나 기본적인 단축키 정도는 이미 실생활에서 많이 사용해왔어서 익숙하지 않은가.
ⓒ 셋째로는 이렇게 단권화한 내용들을 시험장에 들어가기 전까지 계속해서 복습했다.



대망의 1월 9일. 3일간 홀린듯 시험을 준비한 나는 만반의 준비를 하고 시험장을 향했다.

짧은 시간이였지만 열심히 준비해서 였을까. 시험 종료시간을 10분정도 남기고 시험장에서 나왔다. 그렇게 나온 당시에는 아직 날이 풀리지 않은 1월의 찬공기를 쐬며 한숨을 푹푹 쉬었다. 생각보다 개념이나 CBT와 완전 똑같이 나온 부분이 없었기 때문이였다. 다만 정말 모르겠다! 하는 문제는 없었다. 풀긴 다 풀었고 어지간해선 괜찮을 것 같은데도 묘하게 찝찝한 느낌.

혹시라도 떨어지진 않았겠지? 다 맞춘것 같긴한데 그래도 혹시...? 하는 불안한 생각들이 자꾸만 들어서 힘없이 집으로 돌아왔다. 오랜만에 보는 시험이여서인지 가슴이 답답했다. 잠에드는 순간까지도 불안해하던 나는 다음날 시험결과가 나오고 나서야 웃을 수 있었다.




◈ 실기시험 준비와 결과

필기시험결과가 꽤 무난한 점수가 나와 기쁨에 춤을 추던것도 잠시. 실기를 응시하려 했더니 자리가 없었다. 가급적 바로 다음주에 시험을 보고 싶었는데 이미 만석인 자리를 보며 절망감에 휩싸였다. 실기는 결과가 나오기까지 2주가 걸리기 때문이였다.

자칫하면 2월 초까지 자격증을 제출할 수 없는 상황. 새로고침을 반복하며 1월 23일, 24일, 27일에 연속해서 세번의 시험을 예약했다. 결과적으론 정말 부질없는 짓이였지만 당시에 인터넷에서 실기는 연속해서 치르라는 조언이 있었기에 그렇게 했다. 이렇게 시험을 치루어 합격을 한다면 2월 9일날 결과가 나오기에 내가 할 수 있는 마지노선이였다.

이때쯤 나는 생각보다 쉬웠던 필기 난이도에 맥이 풀려서 잠시 공부를 멈추었다. 그래 실기는 좀 어렵다니까 선심쓰고 일주일 정도만 공부하지뭐...라며 1월 15일까지는 퇴근후 친구들과 게임을 하거나 실컷 넷플릭스를 보며 휴식했다. 그리고 16일이 되자마자 공부에 돌입했다.

균쌤의 실기파트는 유튜브에 무료로 풀려있지 않기에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실기강의는 실습자료와 함께 균쌤의 강의로 구성되어 있는데, [선생님과 함께 실습자료를 여러가지 방면에서 풀어가보고] - [강의가 끝난후 나 홀로 실습자료를 풀어보고] - [시간이 조금 흐르고 복습차원에서 다시 홀로 풀어보기]의 3단계 과정을 거쳐 학습하도록 설계되어있다.

실습자료의 경우 평범하게 기출문제를 푸는것이 아닌 단계및 유형별 문제가 있고, 단순하게 한문제를 푸는게 아닌 여러가지 방법을 직접 연습해볼 수 있도록 유도한다. 따라서 기본작업-분석작업-기타작업-계산작업의 큰 대단원에 분석작업(기본,데이터베이스,날짜시간,통계,COUNTIF등...)의 소단원이 존재하며 하나의 단원마다 해당 카테고리에서 할 수 있는 최대한 많은 것들을 보여준다. 가령 COUNTIF함수라면 한문제가 아닌 8-10개정도의 작은 문제들을 배치하여 최대한 다양한 방법으로 해당 함수의 이해및 응용이 가능하게 한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별도의 CBT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제공해주는 실습파일의 문제들을 바로바로 풀어낼 수 있을 정도로 숙달된다면 무엇이 오든 문제가 없을 것 같았다. 실제로 시험전날 혹시나 해서 풀어본 별도의 모의고사 하나가 만점을 받고도 시간이 남는것을 보곤 더욱 안도했다. 2급 실기는 기본기가 탄탄하면 무적이 가능하다.

일주일간 나는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공부했다.
ⓐ 첫째로는 강의를 들으며 실습파일의 문제들을 풀어내는 과정과 개념들을 듣고, 강의가 끝나면 곧바로 나홀로 풀며 복습했다. 이렇게 처음부터 끝까지 정주행을 했다.
ⓑ 둘째로는 처음 강의를 듣고 복습한 시점에서 하루나 이틀이 지났을때 다시 한 번 실습파일을 풀어보았다. 분명 완전히 익히고 넘어갔다 생각했는데 일순간 흐릿해진 부분을 다시 보강하는 느낌으로 그러한 부분만 다시 강의를 들었다. 과정을 진행할때마다 이게 왜 이렇게 되는지 스스로에게 설명하며 공부했더니 보다 명료하게 기억되었다.
ⓒ 이렇게하니 모든 과정을 마치고 어느정도 자신감이 생겼을쯤 2-3일 정도가 남았는데, 다시 실습파일을 처음부터 끝까지 반복해서 풀고 제공되는 기출 2회분으로 마무리를 했다.

실기준비는 시간은 필기보다 많이 걸렸지만 난이도 자체는 오히려 쉽게 느껴졌다. 필기에서 배웠던 수많은 기능들과 함수를 실제로 적용해볼 수 있었기에 재미도 있었고, 나중에는 VLOOKUP함수를 이용하여 채우기 핸들을 하면 ♥가 잔뜩 채워지는 표를 만들어 친구들에게 장난을 칠 정도로 여유가 생겼다.

그렇게 1월 23일 시험을 치르게 되었고, 필기시험때와 마찬가지로 10분정도 일찍 나오게 되었다. 이번에는 뭔가 홀가분한 기분이여서 근처의 맛집을 들려서 행복하게 저녁식사도 했다. 막상 23일에 시험을 치르니 더이상 시험을 볼 필요를 느끼지는 못했지만,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라는 옛말을 생각하며 24일도 한번 더 시험을 보았고 27시험은 그냥 쉬었다.

그리고 2월 9일 결과를 받았다.




◈ 마치며

공부자체는 쉽거나 어려울 지언정 공부하는 과정은 남녀노소 누구나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학습은 지나치게 길기보단 효율적이여야한다. 또한 컴활같은 문제은행식 시험에선 적중률이 높은 출제되는 내용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컴활시험의 경우는 얕은 지식이 많은데 비하여 공부해야하는 양이 쓸데없이 많기에 어디에 어떻게 집중해야 하는지 어려운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최대한 효율적으로 공부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누구에게나 시간은 한정되어있기 때문이다.

균쌤 정말 감사해요. 덕분에 수월하게 합격할 수 있었어요.